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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롤업 회의론 — 안 될 거라고 보는 사람들의 논거 네 가지

이 시리즈는 지난 세 주 동안 주차장, 콜센터, 회계법인, 법률 서비스, 부동산관리, 물류, 보험중개까지 AI 롤업(작은 회사를 여럿 사들여 AI로 개조해 묶는 전략) 사례를 다뤘다.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는 크리에이션 펀드를 8억 달러에서 15억 달러(약 2조 1,400억원)로 늘렸고,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지분 투자를 받은 스라이브 홀딩스(Thrive Holdings)는 20억 달러(약 2조 8,500억원)를 추가 조달했다. 그런데 이 자금 쏠림을 두고 정면으로 회의적인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도 적지 않다. 이번 글은 사례가 아니라 반대 논거를 정리한다.

밸류에이션 베팅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

투자 전문 매체 피치북(PitchBook)은 AI 롤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이 사실상 하나의 내기를 걸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인수한 서비스 회사들이 나중에 상장하거나 매각될 때 소프트웨어 기업에 매겨지는 높은 배수(이른바 테크 멀티플)로 평가받기를 기대하지만, 이는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롤업 안에서 개발한 AI 도구는 그 롤업이 인수한 회사들에서만 쓰이므로, 이 기술이 실제로 팔릴 수 있는 시장 자체가 인수 대상 목록 밖으로 거의 확장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즉 회사 안에서만 쓰이는 내부 도구를 근거로 소프트웨어 기업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셈인데, 이 전제가 성립할지는 아직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다.

벤처투자자 앤드루 지퍼스키(Andrew Ziperski)는 이 지점을 더 날카롭게 파고든다. 그는 "AI를 활용하는 서비스 회사가 벤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명제와 "VC가 AI 서비스 롤업 전략 자체에 투자해야 한다"는 명제는 서로 다른 주장인데, 업계가 이 둘을 같은 이야기처럼 뭉뚱그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금 벌어지는 방식의 롤업 투자가 VC가 감당할 위험과 기대 수익의 구조에 맞지 않는다고 보며, 코로나19 시기 유행했다가 대부분 무너진 이커머스 롤업과 비슷한 결말을 맞을 가능성을 경고한다.

롤업이라는 전략 자체의 오래된 실패율

AI를 걷어내고 봐도 롤업이라는 전략 자체가 성공률이 낮다는 점도 회의론의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가 2008년 게재한 폴 캐럴(Paul Carroll)과 청카 무이(Chunka Mui)의 "일곱 가지 큰 실패 방식(Seven Ways to Fail Big)"은 지난 25년간 미국의 대형 사업 실패 750건을 분석했는데, 롤업을 그중 하나의 실패 유형으로 꼽았다. 이 논문은 엠시아이 월드컴(MCI WorldCom), 필립 서비시스(Philip Services), 웨스타 에너지(Westar Energy), 타이코(Tyco) 등을 사례로 들며, 롤업이 회계 부정에 취약하고 인수 대상 회사를 비싸게 사는 경향이 있으며 빠른 인수 속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는 공통 패턴을 지적했다. AI 롤업 지지자들은 지금은 AI 덕분에 통합 비용과 관리 부담이 낮아져 과거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회의론자들은 통합 비용이 낮아진다고 해서 인수가를 과도하게 부르는 습관이나 회계 관리의 허술함이 자동으로 고쳐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AI 우위가 오래갈 수 있는가

세 번째 논거는 AI로 만든 초기 경쟁 우위가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한 의문이다. 지금 AI 롤업을 이끄는 쪽은 대개 자금과 기술 인력을 갖춘 벤처투자사나 신생 지주회사다. 그런데 전통적인 사모펀드(PE) 역시 이미 자체 포트폴리오 기업에 AI를 심는 작업을 시작했고, 대형 인수 전문 기업들도 자체 AI 조직을 꾸리는 중이다. 지금의 AI 롤업이 누리는 속도상의 우위는 경쟁자가 따라잡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직 따라잡지 않아서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논거의 핵심이다. 범용 AI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약점이 될 수 있다. 지금 어떤 롤업이 자체 개발한 AI 도구로 앞서 있더라도, 범용 모델이 같은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게 되면 그 차이는 좁혀진다.

검증 기간이 너무 짧다는 문제

마지막으로 지적되는 것은 단순한 시간 문제다. 지금 성과를 내세우는 AI 롤업 대부분은 설립된 지 2~3년을 넘지 않는다. 인수 직후에는 일회성 비용이 빠지면서 마진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는 구간이 롤업 전략 일반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이 개선이 몇 년 뒤에도 유지되는지는 아직 어느 회사도 보여주지 못했다. 짧은 데이터로 새로운 모델의 성공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이 마지막 논거다.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이 네 가지 논거는 AI 롤업이 틀렸다고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증명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해 보여준다. 국내에서 유사한 시도를 검토하는 투자자나 경영자라면 회사가 내놓는 성장 스토리보다 밸류에이션 근거, 인수가 산정 방식, 그리고 성과가 몇 년째 유지되고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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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K · 리스크 레지스터VALUATION · 데일리 밸류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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